시인의 마을

향단에게

然山 2010. 1. 20. 14:18

 

향단에게

 

 

향단아 밀어라 그네를 힘껏 밀어라

운봉마을 지나 고개 넘어 도련님 오시는가

밀어라 그네가 기울어도 내 좋으려니

어사화는 꽂잖고 흉한 모습도 기쁨이란다

방자를 앞세우고 도포자락 휘날리며

도련님 오시는가 밀어라 힘껏 밀어라

기울어 떨어져도 어지러워 떨어져도

님께서 오신다면 피 배인 저고리 치마라도

짚신은 신잖아도 나는 달려가

달려가다 쓰러져도 울잖으리니

향단아 밀어라 그네를 힘껏 밀어라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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