교통사고
지난 12월 20일경 아침에 일어나 창 밖, 눈이 내렸더군요.
아침을 먹고 여느 때처럼 출근을 하였지요. 빙판길에 사람들은 거북이 걸음이었고 점차 답답해졌습니다.
1995년 부터 운전을 시작했으니, 벌써 14년의 운전경력이라는 생각에 앞에서 어물쩍거리던 차들을 몇 대 추월했습니다. 눈길에서는 브레이크만 밟지 않으면 잘 미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하며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추월했지요. 코너길도 브레이크 밟지 않고 돌았지요. 점차 자신이 생기면서 속도를 조금 더 높였습니다. 아마 시속 80킬로쯤 까지......
어라, 코너 하나를 막 돌았는데 차가 미끌어지며 균형을 잃더군요.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커녕 나도 모르게 무조건 반사 격으로 브레이크를 밟았고, 차는 반대편 차선으로 미끌어졌습니다. 하필 앞에서는 트럭 한 대가 달려오고 있었고, 급한 마음에 또 브레이클를 잡았더니 차가 180도 회전하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길가로 넘어지는 것이었습니다. 차가 넘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차 안에서는 할 일이 하나도 없더군요.
다행히 조금도 다치지는 않았고, 차에서 나오려고 조수석 문을 열었는 데 무척이나 무겁더군요.
겨우 빠져나와 견인차를 부르고 기다리는 데 내가 추월했던 차들이 내 옆을 지나가는 데 참 창피하고 부끄럽더군요. 흔히 속된 표현으로 쪽팔려서 혼났습니다.
차를 세웠는 데 의외로 긁힌 곳이 얼마되지 않아 다행이었지요. 우선 차를 끌고 학교에 출근했습니다.
출근하면서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, 차가 이 만큼만 긁혀 수리비가 조금밖에 안들겠어서 다행이다는 생각하니 모든 것이 고맙더군요.
그런데 오후가 되어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니 자만했던 운전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고 뜬금없이 결국 기 십만의 수리비가 들겠다는 생각을 하니 내 자신에게 무척이나 화가 나더군요.
처음에는 안다쳐서 다행이었던 생각이 돈이 들게 생겼다는 생각으로 바뀌는 것이 참 간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.
그러나 무엇보다 자만했던 운전, 조심성 없었던 내 자신을 반성합니다.
그래, 그 옆에는 전봇대도 있잖아, 만일 전봇대에 부딪쳤다면......
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만하지 않아야겠습니다.